쉽게 알아채기 어려운 조울증
|
독일의 음악가 슈만은 잘나갈 때 한 해 자그마치 168개의 곡을 썼고, [시인의 사랑] 등 그 중 대부분이 명곡으로 남았다. 나중에야 그때가 조증 상태였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이미 투신 자살 소동을 벌이고 정신병원에서 사망한 뒤였다. 최근에는 [나는 가수다]의 임재범이 과거 조울증을 앓았음을 고백해 화제가 됐다. 조울증이 뭔가? 조울증은 말과 과잉 행동이 많아지며 흥분을 잘 하는 조증 증세와 심하게 가라앉는 우울증 증세가 번갈아 반복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조울증과 우울증의 차이는? 억울함 등 기분이 가라앉은 상태가 지속되는 우울증에 비해 조울증은 감정이 격앙되는 조증과 대조적인 성격의 울증이 교대로 나타나는 양극성 장애. 조증 : 기분이 심각하게 들뜬 상태가 지속되어 자신이 실제보다 매우 대단하게 느껴진다. 공격적이며, 충동적이고 낭비에 무감각해진다. 울증 : 매사에 무기력해지고 쓸데없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으며, 자신감이 사라지고 불면증에 시달린다. “환자 중에는 주로 예술가들이 많다. 조울증 기간에는 작품 활동이 더 왕성해지고 과감해진다. 그래서 오히려 회복을 두려워하고, 자신이 신이라는 식의 과대망상을 갖고 있거나 횡설수설하고 환청이 들린다고 하고, 정치와 무관한 사람이 갑자기 정치를 하겠다고 하는 경우도 조울증세일 수 있다. 카드를 수천만 원 쓴 뒤 입원하는 경우도 있다. 기분이 좋을 때는 의욕이 넘치며 잠을 안 자도 피로감을 잘 느끼지 않는다. 생각이 많고 사고과정이 빨라 말이 많아지고, 많은 양의 글을 쓰기도 한다. 평소와 달리 옷차림이나 화장이 지나치게 화려해진다. “욱하는 것 좀 고쳐라” “왜 그리 변덕이 심하냐”는 등의 말로 윽박지르기 보다는 극단적인 기분 변화를 이해하고 감싸주는 것이 좋다. 우울증 전문 클리닉 마음과마음 신경정신과 류영민 원장은 "가족 중 우울증이나 조울증을 앓았던 사람이 있거나 어린 나이에 우울증을 겪은 경우에도 조울증이 생기기 쉽다."고 말한다. 조울증의 70% 정도는 우울증으로 시작한다. 몇 번 우울증을 앓고 난 뒤 또는 다음에 재발할 때 바로 조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10~20대에 우울증 치료를 적절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 사람들은 과도한 행동을 하는 조증의 경우에만 문제를 인식하는데 실제 조울증 환자는 울증 상태에서 고통을 더 느낀다. 조울증 환자 대부분이 30-40대 사례 1. 오랜 기간 만성적인 관절염을 앓아온 주부 환자 K. 어느 날 병원을 찾았다가 조울증을 진단받고 입원 치료를 받은 후 퇴원. 사례2. 작품을 왕성하게 쏟아내던 화가 B. 평소보다 조금 말이 많아졌지만 겉으로 봐서는 멀쩡해 보임. 병원을 찾았다가 조울증 진단을 받음. 사례3. ‘나는 조물주다’라고 늘 말하고 다니는 K 과장. 자신은 하늘에서 내려왔으며 만물을 창조했다고 말하고 다님. 최근에는 정치에 입문하겠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중.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조울증 환자가 최근 5년간 30% 증가했으며, 그중 대부분이 30~40대 (40대 21.4%, 30대 21.2%)인 것으로 나타났다. 30~40대에 조울증이 많은 이유는 무얼까?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 전략이 없어서겠죠. 스트레스나 불안 상황에 대처하는 자신만의 무기를 준비해 놓아야 합니다. 취미생활이든 대인 관계든 자원봉사 뭐가 됐든 스트레스를 해소할 만한 전략이 있어야 해요.” (류영민 원장) 30~40대는 조직사회의 평가에 가장 많이 노출되고, 자녀 양육이나 회사에서의 목표 달성을 위한 스트레스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연령이다. 강동성심병원 한창환 정신과 과장은 조울증이 30~40대에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취업 문제, 결혼, 성공에 대한 욕구 등 사회생활에 대한 부담감과 같은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조울증 환자가 3월에 가장 많은 이유도 심한 일교차와 함께 새해 첫 계절인 봄과 새 학기를 맞이해 상대적 박탈감으로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조울증은 ‘저 사람 조금 말이 많아졌다’라거나 ‘평소보다 조금 흥분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뿐이어서 우울증과는 달리 쉽게 알아채기가 어렵다. 이럴 경우 그러한 행동에 일정한 사이클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년 중 봄에 특히 그렇다거나 두 달에 한 번씩 증상에 시달린다거나 하는 등 일정한 사이클이 있다면 조울증으로 볼 수 있다. 우울증 보다 더 위험한 조울증 조울증이 일반 우울증보다 더 위험한 이유는 예측 불가능한 돌발 행동을 유발하기 때문. “우울증에서 회복되어 경조증으로 가는 단계에서 자살 시도가 많다. 행동이 과격해지고 카드로 한꺼번에 수천만 원씩 쇼핑을 하기도 한다. 깊은 우울에 빠져 있을 때는 에너지가 없지만 회복 과정에서 에너지와 함께 현실적인 판단 능력이 돌아오면서 비관하게 된다. 그전에는 할 수 없었던 자살시도를 하게 되는 것이다. 조울증은 마치 낙차가 클수록 충격이 심한 롤러코스터와 같다. 조증에서 겪은 고양된 느낌이 허상이라고 생각해 절망감을 느끼게 되는 것. 조울증은 우울증과는 달리 이를 병으로 인식하기 어렵기 때문에 도박이나 무분별한 성적 충동, 알코올 중독에 노출되기 쉽다. 자살자의 90%가 조울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은 요인이 촉매제가 되어 자살로 이어지는 것. 일교차가 심해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는 오뉴월에는 자살률이 더욱 높다. 통계청 조사 결과(2004~2008) 자살자 10명 중 2명은 5~6월에 사망했다. 왜 오뉴월에 자살 사망자가 많을까?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면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게 되는 것. 자살자는 10년 전에 비해 두 배나 증가했고 30대 사망자 10명 중 3명은 자살로 세상을 떠났다. 통계청의 수치만 따지고 보면,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나라다. 30분에 한 명씩, 하루 4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나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 1위, 10~30대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인 나라, 자살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현실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려는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겠지만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의 선입견부터 고쳐야 한다. 조울증 환자는 정신병자가 아니라 마치 지나가는 감기와 같이 약을 먹고 툭 털어낼 수 있는 질환에 잠시 걸린 것이다. 조울증은 제1형 양극성 장애, 제2형 양극성 장애, 순환성 장애로 나눌 수 있다. (1) 심한 수준의 조증 - 제1형 양극성 장애 가장 심한 형태의 조증으로 기분이 비정상적으로 고양되어 자존감 팽창, 수면 욕구 감소, 과다한 언어 행동, 사고의 비약, 주의산만, 활동증가, 부적응적이고 쾌락 추구적 활동이 나타난다. 비정상적으로 의기양양하거나 지나치게 기분이 고양된 상태가 일주일 이상 분명하게 지속되며 아래 일곱 가지 조증 증상 중 세 가지 이상 (기분이 과민한 상태에서는 네 가지)이 심각한 정도로 나타난다. 물질(남용하는 물질, 치료 약물 또는 기타 치료) 이나 신체적 질병 (ex 갑상선 기능 항진증)으로 인해 나타나지 않으며, 기분장애로 직업 적응은 물론 일상생활이 곤란한 경우를 말한다. 자신과 타인을 해칠 가능성이 있으므로 입원이 필요하며 망상이나 환각이 동반된다. (2) 경조증 상태 - 제2형 양극성 장애 제1형과 유사하지만 증상이 상대적으로 미약하다. 평소와는 다른 고양된 기분이 적어도 4일간 지속된다. 일곱 가지 조증 증상 중 세 가지 이상 나타나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하지 않고, 정신증적 양상도 없다. 과거에 한 번 이상의 주요 우울장애를 경험한 적이 있으며 동시에 기분이 고양되는 비정상적인 기분장애를 나타내지만 조증 상태보다 덜 심각하다. (3) 가벼운 수준의 조울증 - 순환성 장애(기분순환증) 경미한 우울증 상태와 경조증 상태가 2년 이상 장기적으로 순환하며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순환성 장애는 기분의 변동이 심한 만성적인 기분장애로 경미한 형태의 조증 증상과 우울증 증상이 자주 번갈아 나타난다. - 출처 : 대한우울.조울병학회 - |
'건강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식 좋아하다간 역류성식도염에 ‘딱!’ (0) | 2011.10.11 |
---|---|
어떤 경우가 조울증인가요 (0) | 2011.09.23 |
조울증 상태의 진단기준 (0) | 2011.09.22 |
우울증에 대한 잘못된 생각 들 (0) | 2011.09.19 |
금연보조제 자살 충동 일으킬 수 있어. (0) | 2011.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