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검사

홍준표 경상남도지사의 밀양 송전탑 관련 경남도민께 드리는 글

청담 일취월장 2013. 10. 9. 22:53


존경하는 경남도민 여러분,
밀양 송전탑 공사가 재개된 이후 연일 극단적 대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도지사로서 연로
하신 지역 주민들이 극단적 갈등의 최전선으로 내몰린 상황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2007년 당시 노무현 정부에서 신고리 원전과 북경남 변전소를 연결
하는 76만5천 볼트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승인한 이후 만 6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2010년 말 완공 예정이던 사업은 11차례나 공사 중단을 겪으면서 
해당 지역 주민은 물론이거니와 우리 사회 전반에 엄청난 갈등과
상처를 남겼습니다.
국민권익위 주관 갈등조정위원회, 경실련 주관 제도개선추진위원회
등이 중재에 섰고 정부와 국회, 밀양 시민사회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습니다만, 우리는 불행히도 찬반 양측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찾지 못했습니다.
한전 사장과  주무장관이 수 없이 현지 주민을 설득했고,  최근에는 
국무총리가 직접 현장을 방문하여 공사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해당
지역에 대한 획기적인 보상대책과 나노테크 국가산단을 비롯한 밀양
지역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정책적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존경하는 밀양시민 여러분, 그리고 송전선로 경과지 주민 여러분!
저는 밀양의 고통을 이해합니다.
송전선로 건설을 반대하는 경과지 주민들의 호소도 이해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8년간 진행된 국책사업이고 우리에게는 더 이상 
주어진 시간이 없습니다.
일촉즉발의  전력 위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송전선로가 건설되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고,  또한 그 방법에
있어서 국회가 구성한 전문가협의체에서도 지중화나 우회송전에
대한 해법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안타깝지만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전력난이라는 국가적 위기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입니다.
대승적 견지에서 이 사업의 불가피성을 깊이 헤아려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밀양시민 여러분, 그리고 송전선로 경과지 주민 여러분!
지금 중요한 것은 밀양 송전탑 문제는 어느 누구도 아닌 밀양시민과
해당 지역 주민들의 자주적인 결정에 따라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
입니다.
송전탑 건설현장에서 지역 주민을 극단적 대치의 현장으로 떠밀고
있는 사람들, 
그들은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이전지에도 있었고,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현장에도 있었고, 
한진중공업 사태의 현장에도 있었습니다.
갈등을 부추기고, 확대해서 생존의  문제를  이념투쟁의 수단으로 
변질시키는 사람들이 우리 어르신들에게 쇠사슬을 채우고 구덩이로
밀어 넣고 있습니다. 
밀양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들이 밀양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합리적인 문제 해결을 가로막고 있는 외부세력은 지금 당장 추방
되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밀양시민 여러분!
밀양시는 동부 경남 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하는 곳입니다.
밀양에 추진하고 있는 나노테크융합 국가산단은 동부경남 뿐만 
아니라 우리 경남의 미래 50년을 이끌어갈 핵심 산업입니다.
갈등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습니다. 
밀양의 미래를 밝혀나가는데 필요한 것은 갈등과 반목이 아니라
화합과 합리적 대안입니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통해 그동안의 상처를 치유하고 다함께
밀양시와  경남의 미래를 위해 나아갈 수 있도록 뜻을 모아주시기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2013년 10월 8일 경상남도지사 홍 준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