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노인 우울증

청담 일취월장 2010. 3. 14. 13:07

78세인 김OO 할머니는 2년 전 남편과 사별하였고 고향에서 농사를 짓는 아들의 집에서 함께 지내고 있다.

 

할머니는 이제껏 큰 병은 없으셨지만 나이가 들면서 힘든 일은 못하고 집에서 소일하며 지내왔다.

동네에는 친하게 어울리던 동년배 노인들이 많았으나 수년 전부터 병으로 거동을 못하거나 돌아가시는

분들이 늘어 할머니는 최근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할머니는 2달 전부터 점차 속이 울렁거리고 입맛이 없다며 식사를 잘 못하고 자리에 누워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새벽에도 잠을 잘 못 이루고 답답하다며 한숨을 쉬며 방안을 서성이는 때가 잦아졌다고 한다.

 

할머니는 몸 여기저기가 아프다고 호소하면서 어린아이처럼 짜증을 부리거나 옛날 일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는 일도 많아졌다.


가족들은 할머니를 근처 의원에서 하루 이틀 입원시켜 종합검사를 받게도 해 보았으나 연세가 많고 식사를

못해서 쇠약해진 것 말고는 큰 병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해서 들었다고 한다. 이후로 할머니는 점차

멍해져 있는 때도 많고 건망증도 심해져서 가족들은 할머니가 치매가 와서 그런 것으로만 생각했다고 한다.

 

노인 우울증(가성 치매) 이란?

 

위의 증례는 노인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예다. 흔히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이나 자살 생각 등을

 먼저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나라, 특히 노인분들 같은 경우는 마음의 증상보다는 신체의 증상을 더 호소하는

 경향이 있고 우울감 자체를 부정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일반인들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머리가 아프고 소화가 안 되는 것처럼, 마음은 신경을 통해 몸에 영향을

준다.

실제로 아프지만 검사를 해도 큰 병명이 안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으므로 꾀병이나 투정으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또한 노인이 우울증에 빠지면 아이처럼 굴거나 멍해져서 깜빡깜빡 하는 경우가 많아 치매로 오인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노인우울증을 가성치매(가짜 치매)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우울증이 치료된다면

치매증상은 완전히 회복할 수 있다.

 

물론 노인의 어떤 변화를 눈치챘을 때는 먼저 병원에서 몸의 건강상태를 검진해 보는 것이 우선이다.

 

우울증의 원인에는 심리적인 것도 있지만 뇌졸중(중풍) 같은 뇌의 병변 이나 기타 신체의 만성질환들도

흔하기 때문이다.

 

또 치매나 몸의 질환들이 우울증과 공존하여 서로 더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실제로 우울증이 있는

심장병환자는, 일반 심장병환자보다 경과가 나쁘고 사망률도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우울증의 경우 치료효과가 좋고 완전회복이 가능하다. 만약 우울증이 아닌 치매라고 하더라도 치매의

원인을 조기 발견한다면 악화를 예방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수지 마음과마음 정신과 전호석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