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언 리, 오드리 헵번도 샘냈던 ‘할리우드 여신’
79세로 타계한 ‘세기의 미녀’
1944년 ‘녹원의 천사’(12세). 1957년 ‘애정이 꽃피는 나무’(25세).
‘할리우드 사상 최고의 미인’ ‘세기의 미녀’….
23일 타계한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이름에 항상 따라다니던 수식어였다.
그만큼 그의 미모는 압도적이었다. 오드리 헵번, 비비언 리, 그레이스 켈리, 그레타 가르보 등 정상급 여배우들도 ‘리즈(엘리자베스의 애칭)’의 여왕 같은 미모에는 따르지 못했다. 그는 1950~60년대를 풍미한 ‘전설’이었다.
테일러의 대변인 샐리 모리슨은 성명을 내고 “리즈(엘리자베스의 애칭) 테일러가 로스앤젤레스(LA) 시더-시나이 병원에서 오늘 평화롭게 숨졌다”며 “그녀의 모든 자녀들이 임종을 지켰다”고 밝혔다. 6주전부터 울형성 심부전증 증상으로 로스앤젤레스의 시더스-시나이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테일러의 큰아들 마이클 와일딩도 “어머니는 평생을 열정과 유머·사랑으로 보낸 특별한 여성”이라며 “비록 어머니를 잃은 것은 큰 슬픔이지만, 항상 어머니가 세상에 보여준 끊임없는 공헌을 생각하며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의 유산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정신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며, 사랑은 우리 가슴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932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테일러는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직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했다. 열 살 때 영화 ‘귀로’에 출연하면서 영화계에 첫발을 디뎠고, 44년 ‘녹원의 천사’로 주목받는 아역 스타가 된다.
깜찍한 미모와 정확한 발성이 뒷받침된 당찬 연기는 할리우드 관계자들의 눈에 쏙 들었다. 어린 나이에 유니버설·MGM등 메이저스튜디오에 발탁된 그는 이후 ‘젊은이의 양지’ ‘자이언트’ 등에 출연하며 탄탄대로를 달렸다.
테일러는 화려한 남성 편력으로도 유명했다. 7명의 남자와 8번 결혼하며, 이혼을 거듭했다. 50년 호텔 재벌 콘래드 힐튼 2세와 첫 결혼을 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배우 마이클 와일딩, 영화 프로듀서 마이클 토드, 가수 에디 피셔, 공화당 상원의원 존 워너 등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의 배우자가 됐다가 결별했다.
여덟 번째 결혼식을 올릴 당시 테일러는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였고, 상대는 그가 알코올 중독 재활센터에서 만난 20살 연하의 중장비 기사였다.
나중에 남편이 된 리처드 버튼(왼쪽)과 함께 출연한 1963년 ‘클레오파트라’(31세).
그의 결혼 중 가장 대중의 이목을 끌었던 건 당대의 스타 리처드 버튼과의 로맨스다. 50, 60년대 할리우드 최정상급 스타였던 두 사람은 63년 ‘클레오파트라’에서 만나 사랑을 시작했다.
‘클레오파트라’는 테일러가 당시로선 파격적 액수인 100만 달러의 출연료를 받았다고 해 큰 화제를 뿌렸던 작품이다. 불꽃 튀는 사랑을 했던 두 사람은 결국 각자의 배우자를 버리고 64년 결혼식을 올렸다.
74년 공식적으로 결별할 때까지 이들은 테일러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를 비롯한 10여 편의 영화에 함께 출연하며, 부와 인기를 만끽했다.
두 사람은 버튼의 알코올 중독 등으로 갈등이 심해져 이혼했다가 1년 후 재결합했다. 하지만 넉 달 만에 다시 갈라섰다.
테일러의 남자 관계는 평생에 걸쳐 복잡했지만, 가장 사랑했던 남자는 리처드 버튼이었다. 생전 그는 죽으면 화장해서 재를 버튼의 고향에 뿌려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일러는 생전 두 차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60년 작 ‘버터필드 8'과 66년작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두 편을 통해서다.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는 극작가 에드워드 올비의 작품을 각색한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데뷔작이다.
당시 부부 사이였던 버튼과 테일러는 이 영화 속에서도 자학적으로 변해가는 대학교수 조지와 아내 마사 역을 열연했다. 테일러는 이 역할을 위해 몸무게를 일부러 늘리고 메이크업도 촌스럽게 한 것으로 유명하다.
서로에게 독설과 외설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던 이들의 연기는 실제 생활과 중첩되며 주목을 받았다. 이들의 연기는 2004년 미국 영화전문지 프리미어가 실시한 ‘영화 역사상 가장 다이내믹한 커플’ 설문조사에서 3위에 꼽히기도 했다.
중앙일보 기선민 기자 기사 입력 2011.03.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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